기수의 안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안장이 다른 안장에게 “나는 기수를 태운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안장이 “잘 생각해 봐!” 하고 충고했습니다.
안장은 깊이 생각한 끝에 깨달았습니다.
“그래, 나는 기수를 태우지. 그러나 말은 나를 태우고 있지 않나!” 이렇게 안장은 말이 자신만이 아니라 기수도 태운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말에 태워진 존재이기에 비로소 기수를 태울 수 있음을 깊이 깨달은 것입니다(『하늘은 땅에서 열린다』에서).
사람들은 가끔 자신만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 자신이 다른 누구의 등에 타고 있기 때문에 짐을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기 쉽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짐을 짊어지시는 근원이십니다.
시편에서도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께서는 나날이 찬미받으소서. 우리 위하여 짐을 지시는 하느님은 우리의 구원이시다”(68〔67〕,20).
하느님께서는 짐을 진 우리를 늘 태우고 계신 것입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무거운 짐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가족의 생계에 대한 부담, 끊임없는 경쟁, 질병과 가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친지와 이웃 등 우리 어깨에 지워진 짐이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고생하며 무거운 삶의 짐을 진 사람은 다 당신께 오라고 초대하십니다.
상처에 입맞춤한다고 통증을 없애 주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나 혼자가 아니라는 믿음이 우리 어깨에 놓인 짐을 지고 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2012. 12. 12.)
'[글]오늘의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리아의 노래 (0) | 2014.12.10 |
---|---|
죽음 (0) | 2014.12.10 |
죽은 시인의 사회 (0) | 2014.11.21 |
우리의 눈에는 무엇이 보이는가? (0) | 2014.11.19 |
김현승-가을의 기도 (0) | 2014.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