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이해인, <어느 날의 커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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